“100만 치매 환자 시대, ‘경도인지장애 관리’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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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5-05-16 12:59본문
경도장애 때 치료하면 치매 전환 지연
‘가벼운 병 인식 병원서 소외’ 개선해야
치매안심센터 인프라 등 재정비 중요
“치매와 밀접한 ‘고독’ 담당할 부처 필요”
“우리 사회도 경도인지장애를 대하는 태도가 이제 완전히 바뀌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지난 7일 국회 의원회관 제3간담회의실에서 열린 토론회 ‘치매 100만 명 시대-초고령사회 한국은 준비됐는가?’에서 발제자로 나선 이찬녕 고대 안암병원 신경과 교수가 강조한 말이다. 경도인지장애는 기억력 등 인지 기능이 객관적으로 저하됐지만, 일상생활에는 큰 지장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치매 이전 단계로 치매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상태다.
이날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사회복지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서영석 의원이 치매학회와 함께 마련한 자리다. 치매 100만 명 시대를 맞아 우리 사회가 어떤 대비책을 세워야 하는지를 논의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3월 올해 우리나라 치매 환자 수는 97만 명으로 예상되며, 내년에는 100만 명이 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더 나아가 치매 환자 수는 2044년에는 2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 경우 치매 관련 보건의료비와 돌봄비가 크게 늘어나고, 치매 환자를 둔 가족의 물적·정신적 고통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이찬녕 교수는 “경도인지장애일수록 정확하게 진단해 이 사람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는 알츠하이머병을 가졌는지를 판단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줘야 치매를 줄여줄 수가 있다”며 “그런데 현재는 경도인지장애는 증상이 약하다는 이유로 병원에서 소외되는 상황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어 “하지만 경도인지장애를 방치하면 한 해에 10~15%의 환자들이 치매로 전환된다”며 “약 10년이 지나면 거의 80% 이상이 치매 환자가 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가 경도인지장애 진단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은 치매의 50~7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이 개발된 것과도 관련이 있다. 이 교수는 “알츠하이머병의 경우 ‘아밀로이드 베타’라는 나쁜 단백질이 40~50대부터 뇌에 조금씩 쌓이게 되고, 계속 쌓이게 되면 60~80대에 치매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아밀로이드 베타 자체를 없애주는 이러한 치료제가 나왔는데, 경도인지장애나 초기 치매 상태 때 쓰면 효과가 굉장히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올해 초부터 미국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공동 개발해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가 판매되고 있다.
이 교수는 이렇게 치매 환자가 크게 늘어나고, 또 경도인지장애에서 치매로 전환되는 것을 늦출 수 있는 신약이 개발되는 등 치매와 관련된 환경이 변화된 상황에서 ‘경도인지장애’ 진단의 중요성이 커졌음을 강조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서지원 중앙치매센터 부센터장은 “치매 안심센터의 인력이나 인프라가 상당히 제한돼 있어 많은 경도인지장애자를 모두 관리하지는 못하고 있다”며 “진단 이후 1년 뒤 다시 검사받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추적 관찰이 중단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서 부센터장은 “경도인지장애자들이 추적 관찰이 중단되지 않고 관리받을 수 있도록 체계를 정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영석 의원은 “치매 환자 100만 명 시대를 어떻게 맞을지는 차기 정부에서도 정말 중요한 문제”라며 “치매가 고독이나 외로움 등과 관련이 깊다는 점에서 다음 정부에서는 고독·외로움을 담당하는 부처를 만들면 좋겠다는 것을 요즘 깊이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서 의원은 이어 “새 정부가 올해 말까지 ‘제5차 치매관리종합계획’을 수립해야 하는데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 등이 잘 반영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가벼운 병 인식 병원서 소외’ 개선해야
치매안심센터 인프라 등 재정비 중요
“치매와 밀접한 ‘고독’ 담당할 부처 필요”
“우리 사회도 경도인지장애를 대하는 태도가 이제 완전히 바뀌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지난 7일 국회 의원회관 제3간담회의실에서 열린 토론회 ‘치매 100만 명 시대-초고령사회 한국은 준비됐는가?’에서 발제자로 나선 이찬녕 고대 안암병원 신경과 교수가 강조한 말이다. 경도인지장애는 기억력 등 인지 기능이 객관적으로 저하됐지만, 일상생활에는 큰 지장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치매 이전 단계로 치매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상태다.
이날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사회복지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서영석 의원이 치매학회와 함께 마련한 자리다. 치매 100만 명 시대를 맞아 우리 사회가 어떤 대비책을 세워야 하는지를 논의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3월 올해 우리나라 치매 환자 수는 97만 명으로 예상되며, 내년에는 100만 명이 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더 나아가 치매 환자 수는 2044년에는 2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 경우 치매 관련 보건의료비와 돌봄비가 크게 늘어나고, 치매 환자를 둔 가족의 물적·정신적 고통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이찬녕 교수는 “경도인지장애일수록 정확하게 진단해 이 사람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는 알츠하이머병을 가졌는지를 판단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줘야 치매를 줄여줄 수가 있다”며 “그런데 현재는 경도인지장애는 증상이 약하다는 이유로 병원에서 소외되는 상황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어 “하지만 경도인지장애를 방치하면 한 해에 10~15%의 환자들이 치매로 전환된다”며 “약 10년이 지나면 거의 80% 이상이 치매 환자가 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가 경도인지장애 진단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은 치매의 50~7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이 개발된 것과도 관련이 있다. 이 교수는 “알츠하이머병의 경우 ‘아밀로이드 베타’라는 나쁜 단백질이 40~50대부터 뇌에 조금씩 쌓이게 되고, 계속 쌓이게 되면 60~80대에 치매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아밀로이드 베타 자체를 없애주는 이러한 치료제가 나왔는데, 경도인지장애나 초기 치매 상태 때 쓰면 효과가 굉장히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올해 초부터 미국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공동 개발해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가 판매되고 있다.
이 교수는 이렇게 치매 환자가 크게 늘어나고, 또 경도인지장애에서 치매로 전환되는 것을 늦출 수 있는 신약이 개발되는 등 치매와 관련된 환경이 변화된 상황에서 ‘경도인지장애’ 진단의 중요성이 커졌음을 강조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서지원 중앙치매센터 부센터장은 “치매 안심센터의 인력이나 인프라가 상당히 제한돼 있어 많은 경도인지장애자를 모두 관리하지는 못하고 있다”며 “진단 이후 1년 뒤 다시 검사받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추적 관찰이 중단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서 부센터장은 “경도인지장애자들이 추적 관찰이 중단되지 않고 관리받을 수 있도록 체계를 정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영석 의원은 “치매 환자 100만 명 시대를 어떻게 맞을지는 차기 정부에서도 정말 중요한 문제”라며 “치매가 고독이나 외로움 등과 관련이 깊다는 점에서 다음 정부에서는 고독·외로움을 담당하는 부처를 만들면 좋겠다는 것을 요즘 깊이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서 의원은 이어 “새 정부가 올해 말까지 ‘제5차 치매관리종합계획’을 수립해야 하는데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 등이 잘 반영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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