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보다 심각? … 헛것 보이고 몸 굳는 '루이소체 치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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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6-02-26 16:56본문
치매 치료는 과거 '증상 완화'에 머물렀던 시대를 지나서 병의 원인을 직접 제거하는 '근본 치료'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가장 획기적인 변화는 뇌에 쌓이는 독성 단백질인 아밀로이드 베타를 직접 제거하는 약이 승인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2023~2024년 초기 치매환자의 인지기능 저하 속도를 약 27% 늦추는 효과가 입증된 '레카네맙(제품명 레켐비)'이 미국, 일본, 한국 등에서 승인됐다. 2024년 7월에는 인지 저하를 약 35% 늦추는 '도나네맙(제품명 키순라)'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레카네맙과 함께 근본적인 치매 치료의 시대를 열었다. 도나네맙은 뇌 속에 쌓인 아밀로이드 플라크(독성 단백질 더미)에 결합해 우리 몸의 면역 체계가 이를 제거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들 치료제는 이미 파괴된 신경세포를 되살리지 못하고 초기 치매에서만 효과가 있으며, 뇌부종이나 출혈과 같은 부작용 관리가 숙제로 남아 있다.
치매 유형은 전체의 60~7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해 혈관성 치매, 루이소체 치매, 전두측두엽 치매, 알코올성 치매 등 다양하다. 특히 루이소체 치매(DLB)는 단독 혹은 알츠하이머와 동반돼 나타나며 전체의 약 10~15%를 차지한다는 보고가 많다. 이 치매가 최근 들어 주목받는 이유는 다른 질환과 비슷해 조기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루이소체 치매는 초기 기억력 저하보다 환시, 수면 장애, 운동능력 저하가 주로 나타난다. 또한 치매환자 중 의사가 루이소체형이라고 진단하는 경우는 약 4%에 불과하지만, 실제 해부를 해보면 전체 치매의 약 20%까지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다. 야마다 마사히토 일본 규단사카병원장은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초고령화로 환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루이소체 치매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조기 진단 및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루이소체 치매는 뇌세포 내에 '알파-시누클레인'이라는 비정상적인 단백질이 뭉쳐 형성된 '루이소체'가 쌓이면서 발생한다. 이 단백질 덩어리는 뇌 신경세포를 파괴하고 도파민 등 신경전달물질의 흐름을 방해한다. 이 질환 명칭은 원인이 되는 단백질 덩어리를 처음 발견한 독일 신경학자 '프레데릭 레비(Frederic Lewy)'의 영어식 성(姓) 발음(Lewy·루이)에서 따왔다. 여기에 세포 내에 생기는 물체라는 뜻의 '소체(小體)'를 붙여 '루이소체'가 됐다. 일본 등 일부 국가는 레비소체 치매라고 부른다.
전문의들은 루이소체 치매의 핵심 증상으로 4가지를 꼽는다. 첫째는 '구체적이고 생생한 환시(Visual Hallucinations)'다. 실제로 없는 사람이나 동물, 사물이 마치 눈앞에 있는 것처럼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본다. 예를 들어 "방 구석에 아이가 앉아 있다" "벌레가 기어간다"고 말한다. 이 같은 환자의 이상행동은 '성격이 괴팍해졌다'거나 '노망이 났다'고 치부되고 오해를 사게 된다. 둘째는 '인지 상태의 기복(Fluctuating Cognition)'이 심하다. 아침에는 정상인처럼 대화하다가도 오후에는 갑자기 멍해지거나 심한 졸음에 빠지는 등 상태가 롤러코스터를 탄다. 셋째는 '파킨슨 증상(Parkinsonism)'이다. 몸이 뻣뻣해지고(경직), 움직임이 느려지며 걸음걸이가 종종걸음으로 변한다. 단, 파킨슨병과 달리 손떨림은 드물게 나타난다. 마지막으로 '렘수면 행동장애(REM Sleep Behavior Disorder)'다. 꿈속에서 겪는 일을 실제로 몸을 움직여 재현한다. 심한 잠꼬대를 하거나 발길질, 벽치기를 하기도 한다. 이는 인지기능 저하에 앞서 수년 전부터 전조 증상으로 나타난다. 이 때문에 처음에는 뇌의 컴퓨터 단층촬영(CT) 검사와 인지기능 검사를 해도 종종 병원에서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는다.
루이소체 치매는 대표적 퇴행성 뇌질환인 알츠하이머형 치매와 다르다. 알츠하이머병이 단기 기억 장애로 시작해 비교적 일정하게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점진적 하향 곡선'을 그린다면, 루이소체형 치매는 인지 기복과 신체적 증상이 동반되는 '불규칙한 파동'을 그린다. 특히 루이소체 환자는 약물 민감성이 매우 높아 일반적인 조현병이나 치매 환자에게 쓰는 항정신병 약물을 잘못 투여할 경우 근육 강직이나 의식 저하 등 치명적인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따라서 정확한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루이소체 치매는 일반 MRI만으론 알츠하이머와 구분하기 어렵다. 증상이 의심되면 '치매센터'나 '기억력센터'가 특화된 대형 병원을 방문해 루이소체 치매 전용 검사(DAT-Scan, MIBG 심근 신티그래피)를 받는 것이 좋다. DAT-Scan(도파민 운반체 스캔)은 뇌 속 도파민 신경세포의 손상을 확인해 파킨슨 증상을 감별하고, MIBG 심근 신티그래피는 루이소체 치매 특유의 심장신경 손상을 확인하는 매우 중요한 검사다. 김준표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MIBG 검사는 레비소체형과 알츠하이머형을 구분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며 "조기에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병명을 아는 것이 치료의 첫 단추"라고 강조했다.
루이소체 치매는 아직 완치할 치료제가 없다. 그러나 머지않아 혈액 한 방울로 알파-시누클레인 축적을 검출하는 간편한 스크리닝 기술이 상용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도 적절한 약물 치료와 환경 개선을 통해 증상을 충분히 완화할 수 있다. 먼저 환시 대처에서는 '공감'이 우선이다. 환자가 보는 것은 뇌 질환으로 인한 실제 감각이기 때문에 "가짜다" "정신 차려라"라고 다그치는 것은 금물이다. "무서우시겠어요. 제가 옆에 있으니 안심하세요"라는 말로 정서적 안정을 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실내 조명을 항상 밝게 유지해 착각을 일으킬 만한 그림자를 없애는 환경 조성도 중요하다.
치매는 국가가 관리하는 질환이어서 다양한 지원 제도가 마련돼 있다. 루이소체 치매를 비롯해 중증 치매환자로 등록되면, 외래 진료비와 입원비의 본인 부담률이 10%로 대폭 낮아진다. 이는 전문의가 진단 기준에 따라 '산정특례 대상자'로 판정하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신청할 수 있다. 또한 보건소(치매안심센터)에 치매환자로 등록하면 월 최대 3만원 범위 내에서 약제비와 진료비 본인부담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지원 기준은 중위소득 120% 이하로, 이는 전체 가구를 소득 순으로 세웠을 때 딱 중간에 위치한 가구의 소득보다 1.2배(20%) 더 버는 수준까지 지원한다는 뜻이다(보건소에서 확인 가능). 이와 함께 인지 기복이나 운동 장애로 인해 일상생활이 어렵다면 건강보험공단에 장기요양 등급을 신청해 방문 요양이나 데이케어 센터(주야간 보호) 이용료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병문 의료전문기자]
그러나 이들 치료제는 이미 파괴된 신경세포를 되살리지 못하고 초기 치매에서만 효과가 있으며, 뇌부종이나 출혈과 같은 부작용 관리가 숙제로 남아 있다.
치매 유형은 전체의 60~7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해 혈관성 치매, 루이소체 치매, 전두측두엽 치매, 알코올성 치매 등 다양하다. 특히 루이소체 치매(DLB)는 단독 혹은 알츠하이머와 동반돼 나타나며 전체의 약 10~15%를 차지한다는 보고가 많다. 이 치매가 최근 들어 주목받는 이유는 다른 질환과 비슷해 조기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루이소체 치매는 초기 기억력 저하보다 환시, 수면 장애, 운동능력 저하가 주로 나타난다. 또한 치매환자 중 의사가 루이소체형이라고 진단하는 경우는 약 4%에 불과하지만, 실제 해부를 해보면 전체 치매의 약 20%까지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다. 야마다 마사히토 일본 규단사카병원장은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초고령화로 환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루이소체 치매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조기 진단 및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루이소체 치매는 뇌세포 내에 '알파-시누클레인'이라는 비정상적인 단백질이 뭉쳐 형성된 '루이소체'가 쌓이면서 발생한다. 이 단백질 덩어리는 뇌 신경세포를 파괴하고 도파민 등 신경전달물질의 흐름을 방해한다. 이 질환 명칭은 원인이 되는 단백질 덩어리를 처음 발견한 독일 신경학자 '프레데릭 레비(Frederic Lewy)'의 영어식 성(姓) 발음(Lewy·루이)에서 따왔다. 여기에 세포 내에 생기는 물체라는 뜻의 '소체(小體)'를 붙여 '루이소체'가 됐다. 일본 등 일부 국가는 레비소체 치매라고 부른다.
전문의들은 루이소체 치매의 핵심 증상으로 4가지를 꼽는다. 첫째는 '구체적이고 생생한 환시(Visual Hallucinations)'다. 실제로 없는 사람이나 동물, 사물이 마치 눈앞에 있는 것처럼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본다. 예를 들어 "방 구석에 아이가 앉아 있다" "벌레가 기어간다"고 말한다. 이 같은 환자의 이상행동은 '성격이 괴팍해졌다'거나 '노망이 났다'고 치부되고 오해를 사게 된다. 둘째는 '인지 상태의 기복(Fluctuating Cognition)'이 심하다. 아침에는 정상인처럼 대화하다가도 오후에는 갑자기 멍해지거나 심한 졸음에 빠지는 등 상태가 롤러코스터를 탄다. 셋째는 '파킨슨 증상(Parkinsonism)'이다. 몸이 뻣뻣해지고(경직), 움직임이 느려지며 걸음걸이가 종종걸음으로 변한다. 단, 파킨슨병과 달리 손떨림은 드물게 나타난다. 마지막으로 '렘수면 행동장애(REM Sleep Behavior Disorder)'다. 꿈속에서 겪는 일을 실제로 몸을 움직여 재현한다. 심한 잠꼬대를 하거나 발길질, 벽치기를 하기도 한다. 이는 인지기능 저하에 앞서 수년 전부터 전조 증상으로 나타난다. 이 때문에 처음에는 뇌의 컴퓨터 단층촬영(CT) 검사와 인지기능 검사를 해도 종종 병원에서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는다.
루이소체 치매는 대표적 퇴행성 뇌질환인 알츠하이머형 치매와 다르다. 알츠하이머병이 단기 기억 장애로 시작해 비교적 일정하게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점진적 하향 곡선'을 그린다면, 루이소체형 치매는 인지 기복과 신체적 증상이 동반되는 '불규칙한 파동'을 그린다. 특히 루이소체 환자는 약물 민감성이 매우 높아 일반적인 조현병이나 치매 환자에게 쓰는 항정신병 약물을 잘못 투여할 경우 근육 강직이나 의식 저하 등 치명적인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따라서 정확한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루이소체 치매는 일반 MRI만으론 알츠하이머와 구분하기 어렵다. 증상이 의심되면 '치매센터'나 '기억력센터'가 특화된 대형 병원을 방문해 루이소체 치매 전용 검사(DAT-Scan, MIBG 심근 신티그래피)를 받는 것이 좋다. DAT-Scan(도파민 운반체 스캔)은 뇌 속 도파민 신경세포의 손상을 확인해 파킨슨 증상을 감별하고, MIBG 심근 신티그래피는 루이소체 치매 특유의 심장신경 손상을 확인하는 매우 중요한 검사다. 김준표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MIBG 검사는 레비소체형과 알츠하이머형을 구분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며 "조기에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병명을 아는 것이 치료의 첫 단추"라고 강조했다.
루이소체 치매는 아직 완치할 치료제가 없다. 그러나 머지않아 혈액 한 방울로 알파-시누클레인 축적을 검출하는 간편한 스크리닝 기술이 상용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도 적절한 약물 치료와 환경 개선을 통해 증상을 충분히 완화할 수 있다. 먼저 환시 대처에서는 '공감'이 우선이다. 환자가 보는 것은 뇌 질환으로 인한 실제 감각이기 때문에 "가짜다" "정신 차려라"라고 다그치는 것은 금물이다. "무서우시겠어요. 제가 옆에 있으니 안심하세요"라는 말로 정서적 안정을 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실내 조명을 항상 밝게 유지해 착각을 일으킬 만한 그림자를 없애는 환경 조성도 중요하다.
치매는 국가가 관리하는 질환이어서 다양한 지원 제도가 마련돼 있다. 루이소체 치매를 비롯해 중증 치매환자로 등록되면, 외래 진료비와 입원비의 본인 부담률이 10%로 대폭 낮아진다. 이는 전문의가 진단 기준에 따라 '산정특례 대상자'로 판정하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신청할 수 있다. 또한 보건소(치매안심센터)에 치매환자로 등록하면 월 최대 3만원 범위 내에서 약제비와 진료비 본인부담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지원 기준은 중위소득 120% 이하로, 이는 전체 가구를 소득 순으로 세웠을 때 딱 중간에 위치한 가구의 소득보다 1.2배(20%) 더 버는 수준까지 지원한다는 뜻이다(보건소에서 확인 가능). 이와 함께 인지 기복이나 운동 장애로 인해 일상생활이 어렵다면 건강보험공단에 장기요양 등급을 신청해 방문 요양이나 데이케어 센터(주야간 보호) 이용료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병문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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