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치매? 30분 만에 증상 확인해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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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5-01-31 11:18본문
치매는 환자 본인 뿐만 아니라 환자를 돌봐야하는 가족의 부담이 매우 크다. 어떻게 보면 치매 당사자는 모든 기억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오히려 '행복한 질환'이라고 할 수 있지만, 치매환자를 보살펴야 하는 보호자나 가족의 몸과 마음은 감당하기 힘들다.
우리나라는 치매환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 65세 이상의 치매 발병률은 10.4%(2023년 기준)이다. 치매 환자는 2025년 108만명, 2039년 200만명, 2050년 270~3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치매 진단을 받기 전의 경도인지장애(MCI)까지 포함하면 치매 및 치매 예비군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우리보다 앞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65세 이상 치매 비율이 15%이며 치매 환자는 471만명이다. 치매유병률을 연령별로 보면 65~69세 2.2%, 70~74세 4.9%, 75~79세 10.9%, 80~84세 24.4%이지만 85세 이상은 55.5%로 2배를 훌쩍 뛰어넘는다. 90~94세는 61%, 95세 이상이 되면 79.5%에 달한다.
65세 이상 치매환자의 비율이 우리나라는 10명중 1명꼴이지만, 이웃나라 일본은 7명중 1명꼴이다. 이는 우리나라도 치매환자가 급증할 것이라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는 얘기다.
치매는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빨리 발견해 조치를 취하면 진행을 어느 정도 늦출 수 있다. 치매는 알츠하이머형 치매나 레비소체형 치매 등 여러 종류가 있으며, 그 중 약 67%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형 치매 진행을 억제하는 의약품(레켐비)이 지난해 승인되어 처방되고 있다. 이 신약은 경증 치매나 경도인지장애(MCI)에 효과가 좋다.
우리보다 앞서 레켐비(주 성분 레카네맙·lecanemab)를 처방해 임상 경험이 풍부한 일본의 이노쿠치 패밀리 클리닉(아이치현 이나자와시) 엔도 히데토시 원장은 "다만 이러한 약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치매의 일보 직전 상태인 MCI나 경도 치매"라며 "혜택을 받으려면 가능한한 빨리 전조증상을 깨달아야 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에서 지적했다.
이병문 의료전문기자 leemoon05@hanmail.net
그렇다면 치매의 전조증상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치매는 기억력 저하와 같은 특징이 나타나기 때문에 가족이라면 금방 알아차릴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그 이유 중 하나는 팔이 안으로 굽는 '가족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때문이다. 설마 내 가족, 내 부모님이 치매라는 '위화감'을 갖기 싫어해 그냥 지나쳐버릴 가능성이 높다.
또 다른 이유는 MCI나 치매 환자가 자신의 상태를 숨기려는 본능이 있기 때문에 주변에서 눈치채기 어렵다. 예를 들어 알츠하이머 치매는 시간과 공간을 포함해 경험한 것을 기억하는 '에피소드 기억'이 떨어진다. 그것을 숨기기 위해 "어제 함께 무엇을 드셨냐"고 물으면,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지 않고 "맛있었다"고 대답한다.
이와 함께 치매 초기는 단기 기억에 장애가 생기지만 장기 기억이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 멀리 떨어져 사는 어머니의 상태를 전화로 아버지에게 물었을 때 "기억도 확실하고 괜찮다"라고 말해 안심을 하겠지만, 이 때의 기억은 '옛날의 기억'을 의미할 수도 있다.
따라서 멀리 떨어져 있는 부모님의 상태를 알기 위해서는 약 30분 정도 시간을 들여 '기억의 애매함'을 살필 필요가 있다. 교토대 대학원 키노시타 아야에이 교수는 "대화의 첫부분에서 얘기했던 것을 대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되물어 구체적으로 '기억'을 확인하면 좋다"고 조언했다.
이전에 비해 화를 잘 내고, 정리가 안 되는 것도 치매를 파악할 수 있는 요소다.
치매가 의심되면 검사를 받고 치매 여부를 진단받을 필요가 있다. 뇌종양이나 우울증 등 다른 질환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치매 의심환자를 의료기관에 모시고 갈 경우에는 "중한 병이면 곤란하니까 진료를 받아야 한다"며 환자 본인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
치매는 가족을 대하는 방식도 진행 정도에 영향을 준다. 엔도 원장은 "치매인 사람의 말과 행동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감정적으로 대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무엇보다 가족이 치매에 대한 지식을 갖고 질환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인생 100세 시대, 치매 위험을 줄이는 생활습관도 중요하다. 실생활에서 위험 요인을 개선하면 치매를 얼마든지 예방하거나 늦출 수 있다. 세계 최고 권위의 의학저널 '란셋(The Lancet)'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14개 치매 위험요인으로 △교육기회의 부족(발병 위험률 5%) △난청(7%) △우울증(3%) △머리외상(3%) △운동부족(2%) △흡연(2%) △당뇨병(2%) △고혈압(2%) △비만(1%) △과음(1%) △사회적 고립(5%) △대기오염(3%) △LDL 콜레스테롤이 높은 상태(7%) △시력장애(2%) 등을 꼽고, 이를 극복하려는 개인 노력과 사회 대책이 뒤따른다면 치매를 최대 45%까지 예방하거나 발병을 늦출 수 있다는 보고서를 게재한 바 있다.
이병문 의료전문기자
<치매를 의심할 수 있는 자가진단>
□ 같은 말을 몇 번이나 한다
□ 전날이나 1주일 전에 했던 일, 갔던 곳을 잊는다
□ 지갑을 빼앗겼다고 한다
□ 이전에 비해 화를 잘 낸다
□ 의욕이 저하되어 있다
□ 쓰레기 배출이 안되는 등 생활이 흐트러져 있다
□ 모임 등에 가지 않는다
□ 나이를 물으면 생년월일을 말하고 얼버무린다
□ 시사문제를 물으면 얼버무린다
□ 텔레비전의 리모콘 등 가전제품을 사용할 수 없다
※ 멀리 떨어진 가족은 30분 정도 전화로 대화하며 기억을 확인해본다.
<치매·MCI 환자를 대하는 올바른 가족의 태도>
· 치매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고, 치매는 질병이라고 인정
· 행동이나 언동에 화를 내지 않고 감정적으로 대응 않는다
· 언성(목소리)을 높이지 않는다
· 불안을 부추기는 발언을 하지 않는다
· 대화할 때 자존심에 상처를 주지 않는 말을 사용한다
· 웃는 얼굴로 눈을 보고 온화한 어조로 말한다
· 좋은 점을 발견하도록 노력한다
· 가족도 지치지 않도록 휴식을 취한다
출처 : 매경헬스(http://www.mkhealth.co.kr)
우리나라는 치매환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 65세 이상의 치매 발병률은 10.4%(2023년 기준)이다. 치매 환자는 2025년 108만명, 2039년 200만명, 2050년 270~3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치매 진단을 받기 전의 경도인지장애(MCI)까지 포함하면 치매 및 치매 예비군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우리보다 앞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65세 이상 치매 비율이 15%이며 치매 환자는 471만명이다. 치매유병률을 연령별로 보면 65~69세 2.2%, 70~74세 4.9%, 75~79세 10.9%, 80~84세 24.4%이지만 85세 이상은 55.5%로 2배를 훌쩍 뛰어넘는다. 90~94세는 61%, 95세 이상이 되면 79.5%에 달한다.
65세 이상 치매환자의 비율이 우리나라는 10명중 1명꼴이지만, 이웃나라 일본은 7명중 1명꼴이다. 이는 우리나라도 치매환자가 급증할 것이라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는 얘기다.
치매는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빨리 발견해 조치를 취하면 진행을 어느 정도 늦출 수 있다. 치매는 알츠하이머형 치매나 레비소체형 치매 등 여러 종류가 있으며, 그 중 약 67%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형 치매 진행을 억제하는 의약품(레켐비)이 지난해 승인되어 처방되고 있다. 이 신약은 경증 치매나 경도인지장애(MCI)에 효과가 좋다.
우리보다 앞서 레켐비(주 성분 레카네맙·lecanemab)를 처방해 임상 경험이 풍부한 일본의 이노쿠치 패밀리 클리닉(아이치현 이나자와시) 엔도 히데토시 원장은 "다만 이러한 약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치매의 일보 직전 상태인 MCI나 경도 치매"라며 "혜택을 받으려면 가능한한 빨리 전조증상을 깨달아야 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에서 지적했다.
이병문 의료전문기자 leemoon05@hanmail.net
그렇다면 치매의 전조증상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치매는 기억력 저하와 같은 특징이 나타나기 때문에 가족이라면 금방 알아차릴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그 이유 중 하나는 팔이 안으로 굽는 '가족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때문이다. 설마 내 가족, 내 부모님이 치매라는 '위화감'을 갖기 싫어해 그냥 지나쳐버릴 가능성이 높다.
또 다른 이유는 MCI나 치매 환자가 자신의 상태를 숨기려는 본능이 있기 때문에 주변에서 눈치채기 어렵다. 예를 들어 알츠하이머 치매는 시간과 공간을 포함해 경험한 것을 기억하는 '에피소드 기억'이 떨어진다. 그것을 숨기기 위해 "어제 함께 무엇을 드셨냐"고 물으면,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지 않고 "맛있었다"고 대답한다.
이와 함께 치매 초기는 단기 기억에 장애가 생기지만 장기 기억이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 멀리 떨어져 사는 어머니의 상태를 전화로 아버지에게 물었을 때 "기억도 확실하고 괜찮다"라고 말해 안심을 하겠지만, 이 때의 기억은 '옛날의 기억'을 의미할 수도 있다.
따라서 멀리 떨어져 있는 부모님의 상태를 알기 위해서는 약 30분 정도 시간을 들여 '기억의 애매함'을 살필 필요가 있다. 교토대 대학원 키노시타 아야에이 교수는 "대화의 첫부분에서 얘기했던 것을 대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되물어 구체적으로 '기억'을 확인하면 좋다"고 조언했다.
이전에 비해 화를 잘 내고, 정리가 안 되는 것도 치매를 파악할 수 있는 요소다.
치매가 의심되면 검사를 받고 치매 여부를 진단받을 필요가 있다. 뇌종양이나 우울증 등 다른 질환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치매 의심환자를 의료기관에 모시고 갈 경우에는 "중한 병이면 곤란하니까 진료를 받아야 한다"며 환자 본인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
치매는 가족을 대하는 방식도 진행 정도에 영향을 준다. 엔도 원장은 "치매인 사람의 말과 행동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감정적으로 대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무엇보다 가족이 치매에 대한 지식을 갖고 질환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인생 100세 시대, 치매 위험을 줄이는 생활습관도 중요하다. 실생활에서 위험 요인을 개선하면 치매를 얼마든지 예방하거나 늦출 수 있다. 세계 최고 권위의 의학저널 '란셋(The Lancet)'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14개 치매 위험요인으로 △교육기회의 부족(발병 위험률 5%) △난청(7%) △우울증(3%) △머리외상(3%) △운동부족(2%) △흡연(2%) △당뇨병(2%) △고혈압(2%) △비만(1%) △과음(1%) △사회적 고립(5%) △대기오염(3%) △LDL 콜레스테롤이 높은 상태(7%) △시력장애(2%) 등을 꼽고, 이를 극복하려는 개인 노력과 사회 대책이 뒤따른다면 치매를 최대 45%까지 예방하거나 발병을 늦출 수 있다는 보고서를 게재한 바 있다.
이병문 의료전문기자
<치매를 의심할 수 있는 자가진단>
□ 같은 말을 몇 번이나 한다
□ 전날이나 1주일 전에 했던 일, 갔던 곳을 잊는다
□ 지갑을 빼앗겼다고 한다
□ 이전에 비해 화를 잘 낸다
□ 의욕이 저하되어 있다
□ 쓰레기 배출이 안되는 등 생활이 흐트러져 있다
□ 모임 등에 가지 않는다
□ 나이를 물으면 생년월일을 말하고 얼버무린다
□ 시사문제를 물으면 얼버무린다
□ 텔레비전의 리모콘 등 가전제품을 사용할 수 없다
※ 멀리 떨어진 가족은 30분 정도 전화로 대화하며 기억을 확인해본다.
<치매·MCI 환자를 대하는 올바른 가족의 태도>
· 치매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고, 치매는 질병이라고 인정
· 행동이나 언동에 화를 내지 않고 감정적으로 대응 않는다
· 언성(목소리)을 높이지 않는다
· 불안을 부추기는 발언을 하지 않는다
· 대화할 때 자존심에 상처를 주지 않는 말을 사용한다
· 웃는 얼굴로 눈을 보고 온화한 어조로 말한다
· 좋은 점을 발견하도록 노력한다
· 가족도 지치지 않도록 휴식을 취한다
출처 : 매경헬스(http://www.mkhealt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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