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가 男보다 '이 치매' 더 잘 걸린다...치료약도 女에 효과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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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5-03-06 08:35본문
여성이 남성보다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에 걸릴 위험이 더 높은 이유가 밝혀졌다. 지금까지는 여성이 남성보다 평균 수명이 길기 때문에 알츠하이머병에 더 많이 걸리는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여성의 뇌에서 특정 단백질이 더 빠르게 쌓이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확인됐다.
최근 '미국의학협회 신경학 저널(JAMA Neurology)'에 발표된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은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미 뇌에 베타 아밀로이드(amyloid) 단백질이 축적된 여성의 경우, 타우(tau) 단백질도 남성보다 빠르게 쌓이는 현상을 발견했다.
알츠하이머병은 두 가지 단백질인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가 뇌에 축적되면서 신경 세포를 손상시키는 질환이다. 베타 아밀로이드는 뇌 속에서 독성 플라크(plaques)를 형성하고, 타우 단백질은 신경세포 안에서 엉킴(tangles)을 만들어 뇌 기능을 저하시킨다. 연구진은 타우 단백질이 빠르게 증가하는 것이 여성이 알츠하이머에 더 취약한 주요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폐경 이후 여성의 호르몬 변화가 원인일 가능성도 제기
연구에서는 평균 연령 72세의 알츠하이머 환자 1,376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중 401명의 환자는 뇌에서 베타 아밀로이드가 높은 수준으로 축적된 상태였으며, 이들을 남녀로 나누어 비교한 결과, 여성의 경우 타우 단백질이 더욱 빠르게 증가하는 현상이 확인됐다. 특히 기억과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역할을 하는 하측 측두엽(inferior temporal cortex)과 외측 후두엽(lateral occipital regions)에서 여성의 타우 단백질 축적 속도가 더 빨랐다.
연구진은 폐경 이후 여성의 호르몬 변화가 타우 단백질의 축적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폐경이 시작되면 에스트로겐(estrogen)과 프로게스테론(progesterone) 같은 여성 호르몬이 급격히 감소하는 반면, 난포자극호르몬(FSH, follicle-stimulating hormone)은 증가한다. 이 과정이 타우 단백질의 축적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폐경과 관련된 호르몬 변화가 이러한 차이를 만드는 요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지만,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알츠하이머 치료제, 여성에게 효과 떨어질 수도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미국에서 승인된 알츠하이머 신약 '레카네맙(Lecanemab)'은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제거해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효과가 있다. 임상 시험 결과, 레카네맙은 알츠하이머 진행을 약 27% 늦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약이 여성에게는 남성보다 효과가 낮을 수 있다. 여성의 뇌에서 타우 단백질 축적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타우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법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레카네맙, 영국에서는 비싼 가격 때문에 공공의료 지원 어려워
영국 의약품 규제기관(MHRA)은 지난해 레카네맙을 승인한바 있으며, 영국 NHS는 "약값에 비해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이유로 재정 지원을 거부했다. 개인적으로 처방받아 사용할 수 있을 뿐, 공공의료서비스에서는 지원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레카네맙은 환자가 한 달에 한 번 정맥주사(IV infusion) 형태로 투여받아야 하며, 영국에서 연간 비용은약 2만 파운드(약 3,400만 원)에 달한다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카네맙'과 '도나네맙'은 2023년과 2024년 연이어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은 바 있다. 특히 레카네맙(상표명 레켐비)은 유럽에서는 허가 권고 의견이 유지되면서 승인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지만, 호주에서는 승인 재심의 요청에도 허가되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는 2024년 12월 레카네맙이 서울아산병원에서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첫 처방됐다.
알츠하이머, 국내외 환자수 지속적 증가...국내 치매 인구 매년 5만명씩 늘어
영국 알츠하이머 협회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치매로 인한 연간 사회적 비용은 약 420억 파운드(약 71조 원)에 달하며, 앞으로 15년 내에 *900억 파운드(약 150조 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가족과 간병인들이 부담하는 경제적, 정신적 비용이 상당하다.
현재 영국에서는 약 94만 4천 명이 치매를 앓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약 700만 명이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2024년 치매 환자는 100만 명 예상되며,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80%까지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65세 이상 치매 환자 수는 2017년 약 71만 명에서 2021년 89만 명으로 매년 약 5만 명씩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에 따라 국내 치매 인구는 2060년 346만 명, 2070년 338만 명 이상으로 예상된다.
알츠하이머병은 기억력 저하, 사고력 및 판단력 저하, 언어 장애 등으로 시작해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악화된다. 이번 연구는 여성과 남성의 알츠하이머 진행 속도가 다를 수 있으며, 치료 접근 방식도 달라져야 할 필요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여성의 타우 단백질 증가를 조절할 수 있는 치료법 개발과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은지 기자 jeje@kormedi.com
최근 '미국의학협회 신경학 저널(JAMA Neurology)'에 발표된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은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미 뇌에 베타 아밀로이드(amyloid) 단백질이 축적된 여성의 경우, 타우(tau) 단백질도 남성보다 빠르게 쌓이는 현상을 발견했다.
알츠하이머병은 두 가지 단백질인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가 뇌에 축적되면서 신경 세포를 손상시키는 질환이다. 베타 아밀로이드는 뇌 속에서 독성 플라크(plaques)를 형성하고, 타우 단백질은 신경세포 안에서 엉킴(tangles)을 만들어 뇌 기능을 저하시킨다. 연구진은 타우 단백질이 빠르게 증가하는 것이 여성이 알츠하이머에 더 취약한 주요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폐경 이후 여성의 호르몬 변화가 원인일 가능성도 제기
연구에서는 평균 연령 72세의 알츠하이머 환자 1,376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중 401명의 환자는 뇌에서 베타 아밀로이드가 높은 수준으로 축적된 상태였으며, 이들을 남녀로 나누어 비교한 결과, 여성의 경우 타우 단백질이 더욱 빠르게 증가하는 현상이 확인됐다. 특히 기억과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역할을 하는 하측 측두엽(inferior temporal cortex)과 외측 후두엽(lateral occipital regions)에서 여성의 타우 단백질 축적 속도가 더 빨랐다.
연구진은 폐경 이후 여성의 호르몬 변화가 타우 단백질의 축적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폐경이 시작되면 에스트로겐(estrogen)과 프로게스테론(progesterone) 같은 여성 호르몬이 급격히 감소하는 반면, 난포자극호르몬(FSH, follicle-stimulating hormone)은 증가한다. 이 과정이 타우 단백질의 축적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폐경과 관련된 호르몬 변화가 이러한 차이를 만드는 요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지만,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알츠하이머 치료제, 여성에게 효과 떨어질 수도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미국에서 승인된 알츠하이머 신약 '레카네맙(Lecanemab)'은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제거해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효과가 있다. 임상 시험 결과, 레카네맙은 알츠하이머 진행을 약 27% 늦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약이 여성에게는 남성보다 효과가 낮을 수 있다. 여성의 뇌에서 타우 단백질 축적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타우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법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레카네맙, 영국에서는 비싼 가격 때문에 공공의료 지원 어려워
영국 의약품 규제기관(MHRA)은 지난해 레카네맙을 승인한바 있으며, 영국 NHS는 "약값에 비해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이유로 재정 지원을 거부했다. 개인적으로 처방받아 사용할 수 있을 뿐, 공공의료서비스에서는 지원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레카네맙은 환자가 한 달에 한 번 정맥주사(IV infusion) 형태로 투여받아야 하며, 영국에서 연간 비용은약 2만 파운드(약 3,400만 원)에 달한다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카네맙'과 '도나네맙'은 2023년과 2024년 연이어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은 바 있다. 특히 레카네맙(상표명 레켐비)은 유럽에서는 허가 권고 의견이 유지되면서 승인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지만, 호주에서는 승인 재심의 요청에도 허가되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는 2024년 12월 레카네맙이 서울아산병원에서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첫 처방됐다.
알츠하이머, 국내외 환자수 지속적 증가...국내 치매 인구 매년 5만명씩 늘어
영국 알츠하이머 협회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치매로 인한 연간 사회적 비용은 약 420억 파운드(약 71조 원)에 달하며, 앞으로 15년 내에 *900억 파운드(약 150조 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가족과 간병인들이 부담하는 경제적, 정신적 비용이 상당하다.
현재 영국에서는 약 94만 4천 명이 치매를 앓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약 700만 명이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2024년 치매 환자는 100만 명 예상되며,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80%까지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65세 이상 치매 환자 수는 2017년 약 71만 명에서 2021년 89만 명으로 매년 약 5만 명씩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에 따라 국내 치매 인구는 2060년 346만 명, 2070년 338만 명 이상으로 예상된다.
알츠하이머병은 기억력 저하, 사고력 및 판단력 저하, 언어 장애 등으로 시작해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악화된다. 이번 연구는 여성과 남성의 알츠하이머 진행 속도가 다를 수 있으며, 치료 접근 방식도 달라져야 할 필요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여성의 타우 단백질 증가를 조절할 수 있는 치료법 개발과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은지 기자 jeje@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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